전기 자동차) 전기차 LFP 배터리의 미묘한 기류

2022. 8. 5. 11:37주식테마 산책하기


▶ LFP배터리의 부상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전까지 대세는 삼원계가 될 거란 전망이 높았다.
그러나 많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이어 테슬라마져 4분기부터 중국 CATL로부터 LFP배터리를 탑재하면서 LFP배터리가 조명받고 있다.

지난해 독일 벤츠폴크스바겐 이어 지난달 미국 포드가 중국산 LFP 배터리 도입을 선언한바 있다.
또한 급속한 인플레이션 속에 전기차 가격이 급등하면서 차량 구매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완성차 업체들이 값싼 LFP 배터리 장착을 늘리고있다.

최근 CATL은 신제품을 선보이면서품 경쟁력에서 한국의 삼원계 배터리보다 낫다고 주장하여 한국 배터리업체의 ‘텃밭’인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한·중 업체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원계 배터리 VS 리튬인산철(LFP)배터리 비교
양 배터리모두 기본적으로 리튬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리튬이온 배터리’다.
그런데 리튬 이외 어떤 양극활물질을 쓰는지에 따라 크게 둘로 나뉜다.

삼원계 배터리는 리튬(Li)을 기반으로 세 가지 활물질을 양극재 소재로 쓴 배터리를 말한다.

배터리 관련 자료를 보면 NCM, NCA 등과 같은 표기를 볼 수 있는데 쓰인 소재의 원소기호 앞 글자를 따서 명명했다. NCM 배터리는 니켈(Ni)·코발트(Co)·망간(Mn)을,
NCA는 니켈(Ni)·코발트(Co)·알루미늄(Al)을 활물질로 쓴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NCMA 배터리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이는 네 가지 활물질을 쓴 사원계 배터리다.

기존 NCM 배터리에서 코발트 함유를 줄이고, 알루미늄(Al)을 덧붙인 구조다.

이에 반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리튬 기반이지만 코발트를 쓰지 않고 대신 철(Fe)을 사용한다.

리튬(Li)과 철(Fe), 인산(P)을 주재료로 해 일명 LFP 배터리로 불린다.



중국 CATL의 차세대 LFP 배터리, M3P 배터리
M3P는 기존 LFP에 망간, 아연, 알루미늄을 추가한 것으로 에너지 밀도가 ㎏당 230Wh에 달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주력인 NCM(㎏당 250Wh) 배터리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제조 비용은 LFP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초 내년쯤 양산된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앞당겨진 것이다.

기존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들은 짧은 주행거리 등을 이유로 LFP 배터리에 회의적이었지만 고삐 풀린 인플레로 인해 NCM 배터리보다 가격이 20~30% 싼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도 폴크스바겐포드는 내년부터, 벤츠는 2024년부터 중국산 LFP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내놓기로 했다.


k배터리사의 동향은?
두 배터리의 개발 방향은 정반대다.
삼원계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기반으로 가격을 낮추려는 노력을 펼치는 반면, 리튬인산철은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리튬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런 분석은 힘을 잃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선 향후 5년간 배터리 가격이 20%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차량 가격을 계속해 올릴 수 없기 때문에 LFP 배터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LFP 배터리 생산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현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중국 난징 생산라인을 LFP 라인으로 전환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2024년에는 미국 미시간 공장에 신규 LFP 라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전기차가 아닌 ESS(에너지저장장치)용 제품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결국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인 SK온도 핵심 고객사인 포드가 CATL의 LFP 배터리 도입 계약을 맺은 것과 관련해 "저가형 모델에 LFP를 채택한 것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라면서도 "SK온도 올해 중 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며 고객사와 공급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삼성SDI의 경우 여전히 배터리 시장에서 LFP의 경쟁력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LFP 생산 병행 보다는 기존 삼원계(NCA) 배터리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한국 기업들은 하이망간 배터리 개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이망간 배터리는 양극재 가운데 니켈, 코발트를 빼고 리튬, 망간 함량을 높인 제품이다.
국내 기업의 주력 제품인 삼원계보다는 저렴하고 LFP보다는 비싸다. 대신 NCM과 비슷한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업계에서는 하이망간 배터리가 성능은 물론 가격 경쟁에서도 LFP 제품을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은 LFP보다 10%가량 비쌀 것으로 전망되지만, 같은 용량의 전기차를 생산할 경우 더 적은 수의 하이망간 배터리를 탑재하면 되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싸고 수급이 어려운 코발트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아직 제품 개발 단계라 상용화 시점은 장담할 수 없어 인플레이션 시대에 중국의 LFP제품에 맞설까하는 것이 과제이다.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제품 출시 목표 시점을 2024년으로 잡았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