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과 배터리 아저씨

2023. 5. 26. 05:38수상한 투자(스토리)

 

▶금양과 '배터리 아저씨'
요즘 금양'배터리 아저씨'에 대한 증권기사가 흥미롭다.
한때 '배터리 아저씨' 소속 회사로 유명해진 코스피 상장사 '금양'에 대한 스토리이다.

1955년 문을 연 주식회사 금양은 '사카린'을 최초로 국산화한 회사다.

단맛을 내는 감미료 일종인데, 그 옛날 삼성 계열사(한국비료)가 정치 자금을 매개로 일본에서 몰래 들여오다 물의를 일으킨 그 원료다.

현대사를 떠들썩하게 했던 원료의 제조 회사는 이후 발포제(거품을 일으키는 화공약품)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30% 수준이라고 한다. 발포제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이다. 

버블닷컴 때는 '아이러브스쿨'을 인수했다 송사에 휘말려 쓴맛을 봤다.

직원 수 1백여 명, 부산의 작은 기업이다.

 

그동안 정밀화학을 통해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차전지 산업에 뛰어들었고 앞으로 수소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는 세 번째로 2차전지 2170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했다. 리튬광산, 그다음엔 전구체, 폐배터리까지 하나의 순환 체계를 완성하는 게 회사의 목표다.

금양의 과거 1년주가를 보게되면  지난해 5월 4000원대에 머물러 있었으나, 올해 4월 고점인 8만9500원(종가기준)까지 오르며 2000% 넘는 수익률을 보였다.

금양 1년 주가 추이

이런 주가 흐름에는  2차 전지 테마배터리 아저씨의 역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금양은 지난해 3월 '배터리 및 소재 개발, 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면서 주가 상승의 시동을 걸었다.

배터리 대표주로 떠오른 배경엔 '밧데리 아저씨'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전직 금융계 출신으로 여의도 증권가와 날을 세워 K-배터리 투자 열풍을 주도하면서 올해 초 2차 전지 관련주 급등을 맞췄다.

 

▶아직도 악재와 호재 교차중

 최근 금양은 한국거래소의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데 이어 자사주 블록딜, 코스피 200 편입에 따른 공매도 증가 우려 등 악재에 빠졌다.

코스피 200 편입은 긍정적이지만 양날의 칼로 매물 증가우려를 낳게되었다.

통상 코스피200 종목 편입은 패시브 자금 유입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호재로 인식되지만, 사업성 및 수익원이 과도한 시가총액을 뒷받침할 수 없어 공매도 세력의 목표가 될 수 있다.

 

특히 금양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얼마전 홍보담당 임원인 '배터리 아저씨'마저 퇴직하게 되었다.

그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면서금양이 1,700억 원어치 자사주를 매각할 방침이라면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 매각 방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한국거래소는 특정 매체를 통해 자사주 처분 계획을 공개한 건 공시 의무 위반이라는 판단이다. 금양은 2주 만에 관련 내용을 뒤늦게 공시했지만, 결국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었다. 

 

한편, 호재성 공시 또한 계속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양은 이차전지 관련 사업의 일환으로 몽골의 리튬 광산 개발을 위한 MOU를 지난 10일 체결했다. 이후 외부기관 평가 등을 거쳐 내달 내로 지분 인수 본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 한다.

 

본계약이 체결될 경우 6000만달러(약 802억원)를 투자해 몽골 광산 개발사 몬라(Monlaa)의 지분 60%를 인수할 예정이다. 또한, "설비 재정비 후 텅스텐 등 허가받은 광산 채굴을 연내에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리튬에 대해 "타당성 조사 후 개발 허가를 얻어 2024년 초부터 채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금양과 아프리카 콩고 광산 개발 관련 MOU를 맺었다고 공시한 회사는 실체 자체가 불분명하다는 의혹도 있었다. 금양은 해당 법인의 자본금이 42만 원 수준이라고 공시했는데, 문제가 제기되자  '페이퍼 컴퍼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MOU 공시 허용에 대한 규정이 없어 진위 여부까지는 검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번의 몽골과의 돤련 공시내용도 석연치 않게 다가온다.
하지만 금양은 이차전지 등 신사업에 뛰어든지 2년이 다 됐음에도 여전히 뚜렷한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아 무늬만 이차전지 기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투자유의점

투자자는 코스피 200 편입에 따른 공매도 영향력이 커진다는 악재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0년 이후 코스피200 추종 자금이 감소하면서 편입 종목들에 대한 인덱스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며 신규 편입 종목은 공매도 가능 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지수 편입과 동시에 공매도 리스크 노출된되는 효과가 있다.

편입 예정 종목인 금양은 1~3개월 대차거래 잔고수량이 증가해서 공매도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금양이 2차전지 업체로 시장에서 부각되며 급격한 주가상승을 이룬 것에 비해 실제 수익창출 면에서는 이차전지 기업의 정체성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실제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예상치대로 불어날지에 대한 의구심이 팽배한 상황이다. 

광산 개발을 주제로 한 MOU 발표는 주가 부양 목적이 크므로 향후 사업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