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그리고 인플레이션 공포

2021. 2. 20. 06:10주식테마 산책하기

 

 

 

원자재 강세속에 국제 유가마저 상승세가 이어져 국채금리는 2월 16일 1.317%까지 상승한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60.05달러에 거래되며 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달 반 동안 23.76%나 올랐다.

주식시장도 이에 따라 금리 및 인플레이션 논쟁에 따라 요동치기 시작했다.

장기금리(미국 10년국채 금리) 및 인플레이션이 주식시장에 민감한 이슈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물가와 금리

명목금리는 통상 실질금리 물가 상승률을 가산하여 결정된다.

실질금리는 통상 경제성장률을 사용한다. 즉 경제성장률이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금리는 오르게 되는 것이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할 때 쓰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분기마다 발표하는국민소득(GDP)가 같이 발표하는 개인소비지출(PCE)를 사용하고 있다.

국채의 금리는 국채 수급의 원리에 따라 국채가격이 상승(금리 하락) 하거나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 하기도 한다.

경기부양책으로 국채 발행이 늘어나게 되면 이는 금리 상승요인이 된다.

현재 장기국채의 금리상승 추세는 발행요인에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까지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 인플레이션 복귀 우려감
인플레이션의 귀환을 예고하는 대표주자는 래리 서머스 미 하버드대 교수다.

빌 클린턴 행정부 재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역임한 서머스는 지난 5일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에서 “2차 세계대전과 맞먹는 대규모 부양책이 한 세대 내에서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래리 서머스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의 경기부양책은 월평균 약 300~400달러 규모로 아웃풋 갭(output gap·잠재성장률과 실질 성장률의 차이)의 절반 정도 수준이나 코로나 부양책은 아웃풋 갭 대비 금융위기의 6배 수준이라 감당하기 어려운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한 세대 내에서 경험한 적 없는 종류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실업률이 14%대로 치솟았던 지난해 4월과 달리 현재는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으며, 코로나 대유행으로 소비가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 재정책을 실시하면 경기가 과열될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복귀를 예언하는 근거는 여럿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으려 각국 정부가 쏟아낸 막대한 유동성 탓에 물가가 오른다는 주장이다. 화폐수량설이다.   
제레미 시걸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물경제에 유동성이 유입되고 있어 인플레 압력이 높아진다”며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의 양적완화(QE)와 현재 상황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2008년에는 풀린 유동성이 은행의 초과 지급준비금으로 흡수되면서 실제 시중에 흘러든 돈은 없었지만, 현재는 정부가 현금 지급 등으로 돈을 뿌리는 탓에 유동성이 넘친다는 것이다.   

 

‘인플레 파이터’에서 ‘일자리 투사’로 변신중앙은행의 스탠스도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코로나19 등으로 노동시장 상황이 악화한 만큼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수밖에 없으니 물가 상승을 용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섣부른 금리 인상 등에 나서며 기지개를 켜는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늘어나는 정부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인플레이션은 정부 부채를 가장 손쉽고 저항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를 어느 정도 용인한다는 주장도 있다.
  
저물가를 가능케 했던 중국 등 신흥국의 인구구조 변화와 세계화의 퇴조도 인플레이션의 복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찰스 굿하트 런던정경대 교수가 이런 주장을 하는 대표주자다.

굿하트 교수는 늙어가는 인구 구조와 세계화의 퇴조 등으로 인해 ‘저물가-저금리’ 기조가 ‘고물가-고금리’의 새로운 시대로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하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전망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 마이너스 유가 등을 고려하면 기저효과만 따져도 인플레이션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3% 올라 2009년 12월 통계 산출 이후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역시 유가 상승 등에 1월 수출과 수입물가가 전월보다 각각 1.8%, 2.8% 상승,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하반기에는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물가상승률이 상반기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유례 없는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실시된 만큼 그 많은 돈이 어떤 종류의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 연준의 통화정책은 언제까지 유효하며,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처하는 도구는 ?

연준이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회의에서 현행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완전고용과 2%의 장기 물가상승률 달성 등의 목표치에 도달할 때까지는 완화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의사록에는 테이퍼링 시점에 관한 언급도 없었다. 
그러나 극도로 완화적인 연준의 통화정책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지속되게 한다면 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처하는 도구를 갖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랑 자주 싸워봐서 잘 안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출신의 첫 여성 재무장관 재닛 옐런 말은 어떤 자신감을 나타낸것인가? 

옐런 장관은 최근 CNN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 구제법안은 위험보다 이득이 더 크다”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완전고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현재 6.3%인 실업률을 완전고용 수준인 4%로 낮추는 데 4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길고 느린 회복을 위해 고통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 금융시장에 예상되는 점들

업계에서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1.75~2.0%에 접근할 경우 위험자산에 상당한 역풍이 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연말께 10년물 금리가 1.3~1.75%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이런 가능성의 전초전 양상을 띠고 있다.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이 불거짐에 따라 증시에서 우려하는 테이퍼링은 당장 추진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최악의 경우 앞당겨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배경인만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나 테이퍼링 논의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점을 고려해 투자자는 한편으로는 부채를 줄여 현금 흐름을 좋게 가져가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별 종목투자에서 금융상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할 때다.

이에 관련해서는 몇가지 이슈가 있다.

 

금 VS 비트코인(디지털 금)

2년 넘게 이어진 의 고공행진이 막을 내릴까.

유가와 구리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무섭게 뛰고 있지만, 금만 홀로 빛이 바랜 모습이다.

전통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방어 자산이란 타이틀도 무색할 지경이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의 광폭 행보와도 거리가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면모가 부각됐다면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분산)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책으로 강력한 '돈 풀기'에 나선 영향이다.

당시만 해도 올해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값이 뛸 것이란 기대가 팽배했지만, 최근의 금값은 탄력성을 잃고 오히혀 하락세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비트코인을 대신한다는 확신감에는 아직 논란이 있다.

 

성장주 VS 가치주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성장주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통상 성장주는 먼 미래의 이익을 현재 주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이익 할인율인 시장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성장주 급락의 ‘여진’은 한국 증시까지 이어졌다. 두산퓨얼셀, 한화솔루션, LG화학 등이 19일 장중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친환경을 테마로 오랜동안 주목받던 주식들이었다. 
전문가 전망은 엇갈린다. 금리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성장주 비중을 축소하라는 의견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는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우세한 게 일반적이라 주장하는 반면 성장주의 실적 개선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은행주

기준 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은 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예금 금리는 보다 느리게 조정하는 경향이 있어 금리 상승기에 은행의 예대 마진이 극대화되면서 수익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장기 금리 인상은 은행 수익성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보는데 이는 대출 수요가 줄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기업의 부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COVID19이후 은행주는 타격을 입고 주가가 오르지 못한 데에 대한 보상심리로 현재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